라이카 M마운트가 곧 "라이카만의 것"은 아닙니다. 1999년, 코니카는 라이카 M을 그대로 베낀 KM마운트와 함께 헥사 RF(Hexar RF)를 내놓으며, 같은 마운트에 끼울 수 있는 자사 렌즈 M-헥사논(M-Hexanon)을 선보였습니다. 당시엔 "라이카 짝퉁 유리"라는 부당한 평을 받았지만, 지금은 오히려 숨은 명렌즈로 재평가받고 있죠. 이 글에서는 M-헥사논 6종을 한자리에 놓고, 각 렌즈의 일본 사용자 실사용 후기까지 더해 라이카 M과의 진짜 차이를 정리합니다.

1. 코니카 M마운트(KM마운트)란 무엇인가
코니카 헥사 RF는 1999년 10월 출시된 35mm 레인지파인더 필름 카메라로, 라이카 M마운트를 사실상 복제한 "KM마운트"를 채용했습니다. 덕분에 라이카·차이스·포크트랜더 등 다른 M마운트 렌즈를 그대로 끼울 수 있고, 어댑터를 쓰면 구형 L39 스크류 마운트 렌즈까지 사용할 수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바디의 출신입니다. 헥사 RF의 바디는 콘탁스 G1·G2, 핫셀블라드 X-Pan을 만든 동일 협력사가 제작했고, 코니카는 렌즈만 직접 만들었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측거식 기선 길이 68.5mm·0.6배 뷰파인더, 28·35·50·75·90mm 프레임라인 자동 전환, 조리개 우선 AE와 수동 노출, 초당 2.5컷 모터드라이브, 티타늄 상·하판 등 — 출시 시점 기준으로는 라이카 M7보다 앞선 자동화를 갖춘 "가장 진보한 M마운트 바디"라는 평가도 받았습니다.

2. M-헥사논 라인업 한눈에 보기
KM마운트 전용으로 코니카가 직접 만든 M-헥사논은 단렌즈 5종과 듀얼 1종, 총 6개입니다. 75mm 프레임라인은 뷰파인더에 있지만 코니카가 75mm 단렌즈를 내놓지는 않았습니다.
| 렌즈 | 출시 | 특징 | 필터경 |
|---|---|---|---|
| M-헥사논 28mm f/2.8 | 1999 | 다재다능한 광각 클래식. 출시 초기 3종(28·50·90) 중 가장 짧은 단렌즈 | — |
| M-헥사논 35mm f/2 | 2000~01 | 7군 8매 신설계(레트로포커스). 뒤늦게 등장해 수량이 적고 비쌈 | 46mm |
| M-헥사논 50mm f/2 번들·입문 | 1999 | 주미크론 50/2 V5와 슬라이드식 후드까지 닮음. 가장 흔하고 가성비 좋은 표준 | 40.5mm |
| M-헥사논 50mm f/1.2 한정판 | 2001 | 티타늄 한정판 키트 동봉. 빠르고 희귀하지만 개방 렌더링은 호불호 | — |
| M-헥사논 90mm f/2.8 | 1999 | 가늘고 단단한 망원. 전형적인 RF 렌즈다운 마감과 조작감 | — |
| M-헥사논 Dual 21-35mm f/3.4-4 이색 | — | 21mm·35mm 두 화각을 전환하는 2초점. "니치 of 니치"의 보물 | 62mm |
3. 렌즈별 상세 비교 + 일본 사용자 후기
M-헥사논 28mm f/2.8 — 和製(일제) 엘마리트

듀얼을 제외하면 코니카 M마운트 중 가장 광각입니다. 라이카 엘마리트 28mm(4세대)와 렌즈 구성·크기가 흡사해 일본에서는 "와세이(일제) 엘마리트"라는 별명으로 불립니다.
"발색이 선명하고 묘사가 섬세하며 주변광량이 풍부한, 완성도 높은 현대적 28mm. 경통 두께가 M마운트 외경(52mm)과 같아 손에 쥐고 조작하기 편하다."
— Shige's hobby (LEICA M9·M8, 헥사 RF로 실사용)
후지야카메라 리뷰에서도 "엘마리트 4세대와 형제 같은 렌즈로, 고스트·플레어가 잘 생기지 않는다. 발색은 충실하되 다소 수수한 편"이라 평합니다.
M-헥사논 35mm f/2 — 새로 설계한 광각

2000년 뒤늦게 추가된 7군 8매 레트로포커스 신설계입니다. 평탄성을 끌어올려 디지털 시대에 어울리는 묘사를 노렸습니다. 필터경 46mm로 무난합니다.
"과거 구성을 답습하지 않은 새 설계로 평탄성이 향상돼 디지털 시대에 어울리는 성능이 됐다. 다만 스펙은 그대로인데 경통이 기존 35/2보다 커진 점은 사용자 입장에서 아쉽다 — 어차피 커질 거였다면 개방을 F1.4로 넓혔으면 좋았을 것."
— Shige's hobby. 굵어진 경통 탓에 주미크론식 포커스 레버가 달렸다고도 설명합니다.
M-헥사논 50mm f/2 — 가장 먼저 만나는 표준

헥사 RF의 번들 렌즈이자 가장 구하기 쉬운 모델입니다. 5군 6매 더블가우스, 최단 0.7m, 조리개 10매, 필터 40.5mm, 내장 후드 구성으로 라이카 주미크론 50/2 4세대와 매우 흡사합니다. 다만 40.5mm라는 흔치 않은 필터 구경이 단점입니다.
"개방부터 잘 찍히고 고콘트라스트는 아니다. 전·후 보케가 순하고 부드러워 원경·근경 모두 만능으로 쓸 수 있다."
표준렌즈 컬렉션 블로그 tokinon5014에서는 "개방에서도 투명도와 핀이 확실하고 왜곡 보정이 우수하다. 차이스 플라나 50/2 ZM과 비교하면 보케가 약간 단단하고 퍼플프린지가 조금 나오는 편"이라 평가합니다.
M-헥사논 50mm f/1.2 — 빠르지만 까다로운 한정판

2001년 2001대 한정 헥사 RF Limited에 동봉돼 나온 초고속 표준입니다. 최단 0.9m로 빠른 렌즈치고 비교적 가까이 다가갈 수 있습니다.
"개방에서 주변부에 퍼플프린지·코마수차가 보이고 점광원이 방사상으로 퍼진다. 다만 빛의 윤곽이 녹아내리는 듯한 묘사로, 쓰기에 따라 시네마틱한 표현도 기대할 수 있다." (α7Ⅱ 장착 촬영)
— 카메라의 나니와(銀座教会店)
또 다른 사용자(ちぇり小屋)는 "0.9m까지 접근 가능한 점이 RF에서는 큰 이점. 약간 콘트라스트가 높고 언더한, ND 필터를 투과해 본 듯한 독특한 색조라서 라이카 M9를 들고 나갈 때 늘 함께한 애착 렌즈"라고 적었습니다.
M-헥사논 90mm f/2.8 — 단단한 중망원

4군 5매, 조리개 10매, 최단 1.0m. KM마운트 공통의 단단한 금속 경통과 정교한 마감을 보여줍니다.
"개방부터 견실하게 묘사하고 포커스 링 감촉도 시리즈 공통으로 매끄럽다. 다만 배율 0.7배 이하 파인더로 90mm를 쓰면 시야 중앙의 극히 일부만 잘라내는 작업이 돼, 이 화각은 차라리 SLR이 실용적이다."
— Shige's hobby (라이카 M8 사용)
또 다른 사용자(SK의 사진기 취미)는 "역광에 강하고 정말 잘 찍히는데 인기가 없는 게 의아할 정도. 더 평가받아도 좋은 렌즈"라고 평합니다. 한편 일부 개체는 백포커스가 어긋나 무한대가 맞지 않아 심(shim) 조정·테이프로 대처했다는 후기도 있으니, 라이카 바디에 물릴 땐 점검을 권합니다.
M-헥사논 Dual 21-35mm f/3.4-4 — 진짜 보물

코니카 M마운트의 가장 이색적인 렌즈입니다. 줌이 아니라 21mm·35mm 두 화각에서만 성능을 추구한 "정통 2초점"(중간 영역은 핀이 맞지 않음)으로, 10군 11매·접합면을 뺀 전면 멀티코팅으로 고콘트라스트·색재현이 우수합니다. 필터경은 62mm로 RF 렌즈 중 최대급, 지표는 21mm 오렌지·35mm 그린으로 구분돼 있습니다.
"디지털·필름 모두 써보면 필름 쪽이 이 렌즈 본래의 묘사를 더 잘 발휘한다."
— 収差Love (Zeiss Ikon ZM + 필름 실사용)
다른 사용자(らくしゅみ)는 "21/35 전환이 렌즈에 새겨진 지표만으로는 헷갈려 오조작의 원인이 된다 — 더 알기 쉬운 표시가 있었으면"이라는 실사용상의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4. 라이카 M vs 코니카 M-헥사논

화질·렌더링
오늘날 M-헥사논 28·35·50·90은 "샤프하고, 보케가 부드럽고, 빌드가 훌륭하며, 추위에도 초점 링이 뻑뻑해지지 않는다"는 호평을 받습니다. 특히 35/2는 주미크론과 견줄 만하다는 평가까지 있죠. 반대로 일부 사용자는 "M마운트의 진짜 이유는 라이카 유리"라며, 개방 촬영 시 색재현 등에서 라이카가 여전히 우위라고 주장합니다. 즉 실용 영역에서는 거의 대등하되, 극한의 개방 묘사에서 취향이 갈린다는 것이 대체적 결론입니다.
호환성 루머의 진실
"코니카 바디·렌즈는 플랜지 거리가 미세하게 달라 라이카와 호환되지 않는다"는 소문이 오래 떠돌았습니다. 코니카가 상표 분쟁을 피하려고 공식적으로 라이카 호환을 주장하지 않은 것이 오해를 키웠죠. 현재는 대부분 과장된 루머로 정리되지만, 위 90mm 후기처럼 라이카 디지털 바디(M8·M240 등)에서 측정 가능한 초점 오차가 보고된 사례가 있어, 디지털 M에 물릴 때는 개체별 캘리브레이션을 고려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5. 지금 사도 될까 — 구매 가이드
필름 르네상스와 함께 M-헥사논 가격은 과거보다 상당히 올랐습니다. 그래도 라이카 동급 대비로는 여전히 합리적인 구간이 있어, "라이카 룩에 가까운 RF 유리를 더 저렴하게"라는 목적에는 충분히 매력적입니다.
- 필터 구경 확인 — 50/2의 40.5mm는 필터·후드 수급이 까다롭습니다. 35/2(46mm)가 더 무난하고, 21-35 듀얼은 62mm로 큽니다.
- 무한대 초점 주의 — 표준 단렌즈들은 내부 무한대 스톱이 없어 공장 출하 시 살짝 무한대를 지나치게 설정돼 있습니다. 임의로 무한대에 맞추지 마세요(21-35 듀얼은 구조가 다름).
- 디지털 M 사용 계획이면 초점 정확도를 미리 테스트(특히 90mm).
- 50/1.2와 21-35 듀얼은 희소성 프리미엄이 큽니다. 화질 기대치와 수집 가치를 분리해서 판단하세요.
- 가성비 최고 입문은 50/2, 화질 만족도가 높은 한 방은 35/2입니다.
마무리
코니카 M-헥사논은 "라이카 짝퉁"이 아니라, 한때 일본 최고 광학 메이커였던 코니카가 라이카에 정면으로 도전한 결과물입니다. 28·35·50·90의 탄탄한 기본기, 50/1.2의 희소성, 21-35 듀얼의 이색적 매력까지 — 위 일본 사용자들의 후기에서도 드러나듯, M마운트 시스템에 깊이를 더하고 싶은 분이라면 한 번쯤 거쳐갈 만한 렌즈군입니다. 라이카만 정답은 아니라는 사실을, 이 작은 유리들이 증명합니다.
참고: Wikipedia(Konica Hexar RF / Leica M mount), Camera-wiki.org, Macfilos. 일본 리뷰: Shige's hobby(shige-art.net), 収差Love(lens-aberration.com), 카메라의 나니와, tokinon5014, 후지야카메라 블로그, ちぇり小屋. 렌즈 제품 사진: 八百富写真機店(yaotomi.co.jp), Japan Camera Hunter, Doppietta-Tokyo. 카메라 본체 이미지: Wikimedia Comm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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