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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리타 vs 하리오 드리퍼, 맛은 정말 다를까 — 일본 커피 커뮤니티의 결론

Benjamin J 2026년 6월 14일 5분 읽기
원뿔형 드리퍼로 핸드드립 커피를 내리는 모습
핸드드립의 한 잔은 드리퍼 모양에서 이미 절반쯤 정해진다. (Photo: GorillaWarfare, CC BY-SA, Wikimedia Commons)

"칼리타를 샀는데, 사실은 더 깔끔한 맛이 좋았다." "하리오로 내렸더니 맛이 매번 달라진다." 일본 커피 커뮤니티에서 가장 자주 보이는 하소연이다. 같은 원두, 같은 분쇄도, 같은 물로 내려도 드리퍼 모양 하나가 바뀌면 한 잔의 맛은 분명히 달라진다. 칼리타와 하리오는 그 차이를 가장 또렷하게 보여주는 두 진영이다.

이 글은 일본의 커피 매체·블로거·로스터가 같은 조건에서 두 드리퍼를 직접 내려 비교한 자료를 근거로 정리했다. 감(感)이 아니라, 추출 시간을 재고 같은 원두로 마셔본 사람들의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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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구조부터 다르다 — 원뿔 vs 사다리꼴

맛 차이의 근원은 단순하다. 일본 매체들이 공통적으로 짚는 핵심은 "추출 출구(바닥) 형상이 맛에 가장 크게 영향을 주고, 그다음이 리브(내부 골) 형상"이라는 점이다. 칼리타와 하리오는 이 두 가지가 정반대다.

하리오 V60 드리퍼
하리오 V60원뿔형 · 큰 구멍 1개 · 나선형 리브
칼리타 웨이브 드리퍼
칼리타 웨이브평평한 바닥 · 작은 구멍 3개 · 웨이브 필터

하리오 V60은 60도 각도의 원뿔형에, 바닥에 큼직한 구멍이 하나 뚫려 있고 벽을 따라 나선형 리브가 솟아 있다. 물이 한 점으로 모여 빠르게 빠져나가기 때문에, 커피가 바닥에 고이지 않고 흘러내려 깔끔한 맛으로 떨어지기 쉽다. 대신 붓는 물줄기의 굵기·속도로 추출 속도를 직접 조절할 수 있다 — 가능성이 큰 만큼 변수도 크다.

칼리타는 전통적인 사다리꼴 3구멍(101·102)이든 평저형 웨이브든, 공통적으로 바닥이 평평하고 작은 구멍이 3개다. 추출된 물이 한 번 바닥에 고였다가(湯だまり) 작은 구멍 3개로 천천히 빠진다. 아무리 물을 굵게 부어도 구멍 굵기가 흐름을 잡아주기 때문에 맛의 진폭은 작지만, 그만큼 안정적이고 재현성 높은 추출이 나온다.

항목하리오 V60칼리타(웨이브·사다리꼴)
바닥 형태원뿔형 (뾰족)평평한 바닥
추출 구멍큰 구멍 1개작은 구멍 3개
리브(내부 골)나선형 · 긴 리브짧은 직선 리브
물 흐름빠름 · 안 고임고였다가 천천히
맛 컨트롤물줄기로 조절 가능(진폭 큼)구멍이 잡아줌(진폭 작음)
난이도연습 필요 · 중상급안정적 · 초~중급

02추출 시간을 재 봤다 — 같은 조건, 다른 속도

일본의 스페셜티 플랫폼 CROWD ROASTER가 같은 원두·같은 분쇄도·같은 물온도로 두 드리퍼를 나란히 내려 시간을 측정했다. 조건을 최대한 똑같이 맞췄는데도 추출 시간이 눈에 띄게 갈렸다.

CROWD ROASTER 추출 조건
  • 원두량30 g
  • 추출량450 ml
  • 물온도89 ℃
  • 뜸(蒸らし)45초
하리오 V60 추출시간
1분 45초
칼리타 웨이브 추출시간
2분 30초

같은 양을 내리는데 칼리타가 약 45초 더 걸렸다. 물이 바닥에 고였다 빠지는 구조라 커피 가루와 물의 접촉 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이다. 추출액의 색도 하리오 쪽이 살짝 더 옅었다.

핸드드립으로 커피를 추출하는 장면
접촉 시간이 길수록 더 많은 성분이 녹아 나온다 — 이것이 맛 차이의 정체다. (Photo: Kim Sanso, CC0)

03그래서 맛은 어떻게 다른가

여러 비교 시음의 표현은 놀랄 만큼 일관된다.  칼리타는 "각이 서지 않은 부드러운 맛", 하리오는 "맛이 또렷하게, 강하게 나오는 맛"이다. 

하리오 V60
  • 향이 높고 깔끔하게(すっきり) 떨어진다
  • 산미·과일감·클래리티가 살아난다
  • 잡미가 적고 투명한 인상
  • 단, 애프터가 다소 가볍고 단조로울 수 있다
칼리타
  • 볼륨감 있는 바디, 마일드한 인상
  • 둥근 단맛 · 묵직한 여운
  • 여러 맛이 겹친 "정보량 많은" 한 잔
  • 단, 약한 떫음·잡미가 같이 나올 수 있다

이 차이를 가장 깔끔하게 설명해 주는 건 추출 원리다. 커피는 산미가 먼저, 쓴맛이 나중에 녹아 나온다. 그래서 물과 커피의 접촉이 짧은 원뿔(하리오)은 산미 쪽으로 기울고, 접촉이 긴 사다리꼴(칼리타)은 산미에 쓴맛·바디까지 더해진다.

원뿔 · 접촉 짧음산미가 먼저 나오는 구간 위주로 추출 → 밝고 깔끔, 향 중심. "앞쪽의 좋은 맛"이 메인.
사다리꼴 · 접촉 긺산미 + 뒤따라오는 쓴맛·바디까지 추출 → 복합적, 여운이 길고 묵직.
원두 정제 방식과의 궁합

워시드(washed) 원두나 상큼한 플레이버를 살리고 싶을 땐 하리오가, 내추럴 계열이나 진한 단맛을 강조하고 싶을 땐 칼리타가 잘 맞았다고 한다.

04그럼 나는 어떤 걸 써야 할까

하리오

블랙으로 마시는 사람 · 얕은 배전(라이트 로스트)의 산미 커피 · 향과 클래리티를 즐기고 싶은 사람 · 추출을 직접 컨트롤하고 싶은 중상급자

칼리타

설탕·우유를 넣어 마시는 사람 · 깊은 배전(다크 로스트) 블렌드 · 묵직한 바디와 단맛을 좋아하는 사람 · 매번 안정적인 한 잔을 원하는 초~중급자

실제로 블로거의 결론은 명쾌했다. 블랙으로 마실 거면 하리오, 설탕·우유를 넣을 거면 칼리타. 최근 하리오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것도, 스페셜티·얕은 배전 커피를 블랙으로 마시는 흐름과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칼리타 웨이브라는 '변종'

전통 칼리타는 사다리꼴 3구멍이다. 그런데 얕은 배전 스페셜티가 유행하자, 사다리꼴에서도 배수(抜け)가 더 잘 되게 하려고 평저형 칼리타 웨이브가 나왔다. 사다리꼴의 안정감은 살리되, 물이 더 잘 빠지게 한 절충안인 셈이다. 이 글의 비교 사진도 그 웨이브 모델이다.

05결국은 직접 마셔봐야 안다

두 드리퍼의 차이는 분명히 있지만, 솔직히 말하면 나란히 놓고 마셔봐야 겨우 알아챌 정도의 차이이기도 하다. 평소 칼리타로 마시면서 "잡미가 난다"고 느끼는 사람은 거의 없다. 동시에 비교 시음을 해야 "아, 이쪽이 조금 더 깔끔하구나" 정도가 보인다.

그러니 누군가 "뭐가 더 좋아요?"라고 묻는다면, 정답은 하나뿐이다. 설탕 넣으세요? 그럼 칼리타. 블랙으로 드세요? 그럼 하리오. 그리고 가능하면, 같은 원두를 두 드리퍼로 한 번씩 내려 직접 마셔보길. 남의 답이 아니라 내 혀가 낸 답에 커피의 재미가 있다.

참고 — 일본 커피 커뮤니티 자료 CROWD ROASTER, 「ドリッパー対決 ハリオV60 VS カリタウェーブ」 · every coffee, 「ハリオvsカリタ 飲み比べ」 · note.com(あおい), 「カリタとハリオの違い」 · thecoffeeshop.jp, 「古典的コーヒードリッパー検証」 · BASE COFFEE, 「メリタ・カリタ・ハリオ ドリッパー比較」
이미지 출처 핸드드립 — GorillaWarfare (CC BY-SA) · 하리오 V60 / 칼리타 웨이브 — Olgierd Rudak (CC BY 2.0) · 드립 추출 — Kim Sanso (CC0). 모두 Wikimedia Comm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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