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mm는 M마운트 레인지파인더에서 묘한 위치에 있는 화각입니다. 풀프레임 대각선 화각 약 75°로, 35mm처럼 자연스럽지도 24mm처럼 과장되지도 않은 ‘한 발 더 넓은 표준’. 라이카가 M·스크루 마운트용으로만 열 종이 넘는 28mm를 만들어 왔을 만큼 보도·다큐·스트리트의 고전적 무기였고, 그 덕에 독일·일본·러시아·중국이 저마다의 철학으로 28mm를 빚어냈습니다. 이 글은 그 다섯 나라의 28mm 12종을 실물 사진·스펙·시세로 한 자리에 모았습니다.

왜 28mm인가 기초
광각의 출발점은 보통 28mm로 잡습니다. 24mm 이하로 가면 직선 왜곡과 원근 과장이 두드러져 ‘광각 티’가 나지만, 28mm는 화면을 한 뼘 넓혀 주면서도 왜곡이 거의 없어 거리 사진과 실내, 풍경에 두루 무난합니다. 레인지파인더에서는 대부분의 28mm가 28/90 프레임 라인을 띄우며, 손맛 좋은 컴팩트한 경통과 깊은 피사계심도(스냅 촬영에 유리)가 매력입니다. 같은 28mm라도 나라와 제조사에 따라 조리개·크기·묘사의 결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이 이 화각의 재미입니다.
독일 ① 라이카 — 28mm의 기준점 GERMANY
라이카는 28mm 한 화각만으로도 1955년 줌마론부터 현행 줌미룩스까지 계보를 이어 왔습니다. 특히 엘마릿-M 28mm는 5세대까지 재설계되며 라이카 역사상 가장 여러 번 다시 그려진 광학계로 알려져 있습니다. 속도(조리개)와 크기, 그리고 가격이 위로 갈수록 가팔라지는 4단 라인업이 핵심입니다.

줌마론-M 28mm f/5.6 (Summaron)
오리지널 1955년 줌마론을 현대에 복각한 렌즈. 손가락 두 마디만 한 크기로, M 보디를 거의 콤팩트 카메라처럼 만들어 줍니다. 개방이 f/5.6로 어둡고 주변부 광량 저하(비네팅)가 있지만 중앙 해상력과 클래식한 묘사가 일품. 사실상 수집·감성용에 가깝고 가격은 신품 300만 원대로 부담스럽습니다.

엘마릿-M 28mm f/2.8 ASPH
라이카 28mm의 ‘일상용 표준’. 작고 가벼워 산책 렌즈로 최고라는 평이 많고, 비점·왜곡이 잘 억제돼 있습니다. f/2 줌미크론과 비교하면 한 스톱 느리지만 부피·무게에서 확실히 유리해, 많은 사용자가 “줌미크론으로 굳이 안 바꾼다”고 말하는 합리적 선택지입니다.

줌미크론-M 28mm f/2 ASPH
중앙부터 주변까지 칼같이 선명하고 왜곡이 거의 없어, 광학적으로 라이카 28mm 중 종합 평가가 가장 높게 매겨지곤 합니다. 개방에서 약간의 비네팅이 있는 대신 묘사는 흠잡을 데가 적습니다. 엘마릿보다 크고 무거우며 값도 몇 배. 2023년 새 버전에서 경통과 광학계가 한 번 더 다듬어졌습니다.

줌미룩스-M 28mm f/1.4 ASPH FLAGSHIP
28mm M마운트에서 가장 밝은 양산 렌즈. 비구면 1매와 플로팅 요소로 근거리까지 수차를 억제하며, 28mm답지 않은 얕은 심도와 야간 성능을 냅니다. 다만 가격이 약 1,000만 원(약 $7,495)에 달해 ‘가질 수 있는 사람의 렌즈’. 속도가 절실하지 않다면 굳이 필요 없다는 것이 중평입니다.
독일 ② 자이스 비오곤 — 설계는 독일, 조립은 일본 GERMANY

칼 자이스 비오곤 T* 28mm f/2.8 ZM (Biogon)
자이스 ZM 라인은 독일 자이스가 광학을 설계하고 일본 코시나가 만드는 협업 제품입니다. 비오곤 특유의 대칭형 구성 덕에 왜곡이 극히 적고, 50mm 플라나에 비견되는 또렷한 묘사로 사랑받습니다. 230g·46mm 필터로 휴대성도 좋습니다. “f/2.8~5.6 구간에서 신형 포크트랜더 스코파보다 샤프하다”는 평가가 있을 만큼 해상 성능이 강점입니다. 대칭형 광학 특성상 디지털 보디에서는 화면 가장자리 색편차(컬러 시프트)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만 감안하면 됩니다.
일본 — 포크트랜더(코시나)와 코니카 JAPAN
일본의 28mm는 ‘가성비와 완성도’로 요약됩니다. 코시나가 만드는 포크트랜더 VM 라인은 라이카의 절반~3분의 1 가격에 충분히 좋은 결과를 주고, 단종된 코니카 M-헥사논은 중고 시장의 컬트 명기입니다.

포크트랜더 울트론 28mm f/2 (Voigtländer Ultron)
줌미크론과 같은 f/2를 훨씬 싼값에 제공하는 인기 렌즈. 초기형은 개방에서 비오곤보다 주변부가 무르고 f/2→f/2.8 사이 약간의 포커스 시프트가 보고됐지만, 이후 v2(신형)에서 크게 개선돼 “줌미크론 28을 팔고 이걸 들였다”는 사용자도 있을 정도입니다. 밝기·가격·크기의 균형이 좋은 실속형 선택입니다.

포크트랜더 컬러-스코파 28mm f/2.8 (Color-Skopar)
포크트랜더 28mm 중 가장 작은 모델. f/2.8로 두 스톱 밝으면서도 길이는 TTArtisan 28mm f/5.6과 비슷한 수준이라 휴대성이 뛰어나고, 화질은 그 가격대 중국 렌즈를 가뿐히 앞섭니다. ‘작고 좋은 28mm’를 찾는다면 1순위 후보.

코니카 M-헥사논 28mm f/2.8 (Konica M-Hexanon) 단종·컬트
코니카 헥사 RF용으로 나온 단종 렌즈. 8군 7매의 고굴절 저분산 유리 구성으로 중심부터 주변까지 고른 묘사를 내고, 단단한 금속 경통과 정교한 조리개 클릭이 매력입니다. “포크트랜더 울트론 28보다 이쪽을 더 좋아한다”는 마니아가 있을 정도로, 작고 개성 있는 레인지파인더용 대안으로 꼽힙니다.
러시아(구소련) — 오리온-15, 가장 작은 광각 USSR
소련은 M39(LTM) 광각 렌즈를 많이 만들지 않았습니다. 그 흔치 않은 광각이 바로 오리온-15(Орион-15)인데, 카메라 명가의 전유물이던 28mm를 한 줌 크기로 구현한 별종입니다.

오리온-15 28mm f/6 (Orion-15)
자이스 토포곤 설계를 바탕으로 KMZ(크라스노고르스크)·이후 ZOMZ(자고르스크)에서 1960년대에 소량 생산한 광각. 개방이 f/6로 매우 어둡고 조리개 링이 경통 안쪽에 있어 조작이 번거롭지만, 코팅이 되어 있어 묘사가 의외로 선명하고 콘트라스트가 좋습니다. “소련 렌즈 중 가장 샤프하다”는 평가와 함께, “라이카 줌마론 28mm f/5.6이 되고 싶어 한 렌즈를 1/10 값에 얻는 느낌”이라는 농담이 따라다닙니다.
참고: LTM이지만 일부 개체는 LTM 바디에 끝까지 안 들어가기도 하며, LTM→M 어댑터를 끼우면 M 보디에서 레인지파인더 연동까지 잘 됩니다. 6비트 코딩된 28/90 어댑터와 함께 파는 정비 매물도 있습니다. 상태 편차가 크니 검증된 매물 위주로 골라야 합니다.

중국 — 7Artisans·TTArtisan, 판을 바꾼 가성비 CHINA
최근 28mm 지형을 가장 흔든 건 중국 렌즈입니다. 라이카 정품의 10분의 1 값으로 ‘충분히 쓸 만한’ 28mm를 내놓으면서, 입문자와 필름 유저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열었습니다. 성격은 극과 극 — 밝고 큰 7Artisans 28/1.4와, 작고 깜찍한 f/5.6 복각형이 공존합니다.

7Artisans 28mm f/1.4 (FE+)
라이카 줌미룩스 28과 같은 f/1.4를 50만 원대에 구현한 대구경 광각. 약 488g·길이 70mm로 M 보디 위에서는 다소 앞으로 무겁고, 개방에서는 선예도가 무르다가 f/2.8부터 또렷해집니다. 즉 ‘핀샤프’보다는 분위기·심도 표현용. 미러리스 어댑팅 시 필터 스택 문제를 보정한 FE+ 버전이 나와 있고, 라이카 보디에서 가장 제 성능을 낸다는 평입니다.

TTArtisan 28mm f/5.6 BEST VALUE
외형은 라이카 줌마론 28mm f/5.6을 거의 그대로 빼닮았지만, 광학(7군 4매 신설계)은 완전히 다른 별개 렌즈입니다. 약 45만 원대에 빌드 퀄리티가 동급 최고 수준이고, f/5.6~f/8에서 화면 전반이 또렷합니다(f/11부터는 회절로 살짝 무뎌짐). “줌마론을 1/10 값에 누리는 산책 렌즈”로 폭넓게 추천됩니다.

7Artisans 28mm f/5.6
TTArtisan보다 더 가볍고(약 130g대) 8매 원형 조리개를 쓰지만, 길이는 조금 더 깁니다. f/5.6 개방 화면 전반의 균질함은 TTArtisan이 한 수 앞선다는 비교가 많습니다. 가성비로는 둘 다 훌륭하니, 더 작은 쪽(TT)과 더 가벼운 쪽(7A) 취향으로 갈리는 구도입니다.
국가별 28mm 한눈에 비교
| 렌즈 | 국가 | 개방 | 무게(약) | 성격 한 줄 | 대략 시세 |
|---|---|---|---|---|---|
| 줌미룩스-M 28/1.4 | 독일 | f/1.4 | 440g | 가장 밝은 플래그십 | 약 1,000만 |
| 줌미크론-M 28/2 | 독일 | f/2 | ~240g | 전 화면 선예도 최강 | 중고 400만대 |
| 엘마릿-M 28/2.8 | 독일 | f/2.8 | ~180g | 작고 가벼운 일상 표준 | 중고 200만 안팎 |
| 줌마론-M 28/5.6 | 독일 | f/5.6 | ~100g | 초소형 복각·감성 | 신품 300만대 |
| 자이스 비오곤 28/2.8 ZM | 독일설계·일본 | f/2.8 | 230g | 대칭형, 또렷한 묘사 | 약 100만 |
| 포크트랜더 울트론 28/2 | 일본 | f/2 | 244g | f/2 가성비 | 약 80~100만 |
| 컬러-스코파 28/2.8 | 일본 | f/2.8 | ~150g | 가장 작은 VM 28 | 약 60~70만 |
| 코니카 M-헥사논 28/2.8 | 일본 | f/2.8 | 222g | 단종 컬트 명기 | 중고 60~90만 |
| 오리온-15 28/6 | 구소련 | f/6 | ~70g | 극소형, 의외로 샤프 | 중고 15~25만 |
| 7Artisans 28/1.4 | 중국 | f/1.4 | 488g | 밝고 묵직한 개성파 | 약 50~60만 |
| TTArtisan 28/5.6 | 중국 | f/5.6 | 151g | 줌마론 복각 가성비 | 약 45~50만 |
| 7Artisans 28/5.6 | 중국 | f/5.6 | ~130g | 최경량 f/5.6 | 약 40만 |
시세는 원화 환산 대략값으로 환율·중고 시장 상태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무게는 마운트·버전별로 편차가 있어 근사치입니다. 구매·투자 판단은 직접 최신 매물 시세를 확인해 결정하세요.
그래서, 어떤 걸 고를까

- 처음 28mm를 들인다면 · 자이스 비오곤 28/2.8 ZM 또는 포크트랜더 컬러-스코파 28/2.8. 화질·크기·가격의 균형이 가장 좋습니다.
- 밝기가 필요하다면 · 예산이 충분하면 줌미크론 28/2, 합리적으로는 포크트랜더 울트론 28/2(신형). 분위기·심도를 즐기는 개성파라면 7Artisans 28/1.4.
- 최대한 작게 · 산책·여행용 초소형은 TTArtisan 28/5.6(가성비) 또는 라이카 줌마론(감성). 더 가벼운 쪽은 7Artisans 28/5.6.
- 수집·개성 · 단종 컬트는 코니카 M-헥사논 28/2.8, 별종을 원하면 구소련 오리온-15. 정점의 묘사·속도는 줌미룩스 28/1.4.
· Apotelyt — Leica M 28mm options (라이카 28mm 계보·화각)
· LensRentals — Summicron-M / Summilux-M 28mm ASPH, Zeiss ZM 28 사양
· phillipreeve.net — TTArtisan / 7Artisans 28mm, Voigtländer Ultron·Color-Skopar 28 리뷰
· 35mmc · PopPhoto — TTArtisan 28mm f/5.6(줌마론 복각) 광학·빌드
· cameradecision · RangefinderForum — 비오곤 28 ZM vs 울트론 28 비교
· Beers & Cameras · Medium — 코니카 M-헥사논 28 vs 7Artisans 28/1.4
· Kamerastore · SovietCameraStore · Skyllaney — 오리온-15 28/6(토포곤 설계·LTM)
· 제품 이미지: Leica Store Miami(라이카 4종), Kamerastore(자이스 비오곤·코니카 헥사논), Voigtländer/Cosina(울트론·컬러-스코파), SovietCameraStore(오리온-15), 7Artisans·TTArtisan/Pergear(중국 3종), Wikimedia Commons(상단 라이카 M). 도해(광학 단면·국가별 포지셔닝 맵·조리개 사다리)는 자체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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