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에 등장해 전 세계 핸드드립의 표준이 된 하리오 V60. 그 V60이 20년 만에 처음으로 본격적인 후속 모델을 내놨습니다. 이름은 V60 드리퍼 NEO. 일본에서는 2025년 9월에 발매되자마자 매장마다 품절 대란을 일으켰고, 출시 직후 iF 디자인 어워드 2026까지 받으며 화제가 됐습니다. 그런데 막상 써본 사람들의 반응은 "역시 명불허전"부터 "생각보다 까다롭다"까지 꽤 갈립니다. 일본 현지 전문가의 실측 비교와 일반 사용자의 솔직한 시행착오 후기를 모아, NEO가 실제로 어떤 드리퍼인지 정리했습니다.

WHAT IS IT20년 만에 바뀐 V60, 무엇이 달라졌나
NEO는 기존 V60의 철학을 그대로 잇되, 겉모습과 내부 구조를 모두 다시 설계한 모델입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내부 리브(물길 홈)가 72개의 극세 스파이럴 리브로 늘어났고 바닥 부근에서 9개로 수렴하는 구조(등록실용신안)로 바뀌었습니다. 둘째, 상징과도 같던 손잡이가 사라지고 분리형 실리콘 베이스가 붙었습니다. 셋째, 소재가 열을 잘 뺏기지 않는 PCT 수지(트라이탄)로 통일됐습니다. 하리오는 2년에 걸친 테스트 끝에 "물이 가장 빠르고 효율적으로 빠지는 구조"를 찾아냈다고 설명합니다.
한눈에 보는 스펙

KEY FEATURES핵심은 결국 '72개의 리브'
NEO를 정의하는 단 하나의 변화를 꼽으라면 단연 리브입니다. 기존 V60이 비교적 굵은 나선형 리브로 중앙에 물길을 만들었다면, NEO는 벽면 전체에 극세 리브를 촘촘히 둘러 물이 한쪽에 고이지 않고 벽을 따라 고르게 흐르도록 유도합니다. 그 결과 추출이 빨라지고, 잡미가 덜한 깨끗하고 투명한 컵이 나온다는 게 하리오의 설명입니다.
벽면 전체로 물을 분산시켜 균일하게 흘려보내고, 바닥 9개 리브로 마지막 과추출을 억제한다.
열전도율이 낮아 추출 중 본체로 열이 덜 빠진다. 가볍고 깨질 걱정도 없다.
본체와 베이스가 분리돼 하리오 침지식 드리퍼 '스위치'와 결합, 하이브리드 추출이 가능하다.
전용 필터가 따로 없다. 쓰던 V60 페이퍼(01/02)를 그대로 쓰면 된다.


두 가지 사이즈 — 01과 02
NEO는 1~2잔용 01과 1~4잔용 02 두 가지로 나옵니다. 혼자 한두 잔 내려 마신다면 01, 가족이 함께 마시거나 한 번에 여러 잔을 내린다면 02가 무난합니다. 뒤에서 다루겠지만, 사실 NEO의 진가는 '여러 잔을 한 번에 내릴 때' 더 또렷하게 드러납니다.

손잡이를 버린 대신 얻은 것
손잡이가 없어진 건 호불호가 갈리는 지점입니다. 서버나 컵 위에 안정적으로 얹히고 보관이 깔끔해진 대신, 갓 내린 직후엔 본체가 뜨거워서 실리콘 베이스를 잡고 다뤄야 합니다. 한편 이 분리형 베이스 덕분에 하리오 '스위치'와 결합해 침지식·하이브리드 추출까지 확장할 수 있게 됐는데, 실제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이 조합을 NEO의 숨은 매력으로 꼽는 경우가 많습니다.
서버·컵 위 안정성↑, 보관 깔끔. 단, 뜨거울 땐 베이스를 잡아야 한다.
01 기준 약 150g. 캠핑·여행용으로도 부담이 적다.

EXPERT REVIEW일본 현지 전문가의 실측 비교
"빨라졌다"는 말은 누구나 합니다. 문제는 얼마나, 그리고 맛은 어떻게 달라지느냐죠. 일본의 홈브루잉 검증 블로그 家淹れ珈琲研究所(zatsulabo)는 같은 원두·같은 레시피(원두 15g, 물 250g, 1:16.6, 92℃, 뜸 40초 후 3투, 각 3회 평균)로 구형 V60과 NEO를 나란히 내려 수치를 직접 쟀습니다. 결과를 표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항목 (3회 평균) | 구형 V60 | V60 NEO |
|---|---|---|
| 물 빠짐(낙하 완료) | 1분 18초 | 0분 54초 |
| 총 추출 시간 | 2분 58초 | 2분 34초 |
| TDS(농도) | 1.37% | 1.36% |
| 추출 수율(EY) | 19.4% | 19.3% |
| 산미 | 4.0 | 3.8 |
| 쓴맛 | 2.5 | 2.3 |
| 단맛 | 3.7 | 4.0 |
| 클린함 | 3.8 | 4.2 |
| 바디 | 3.5 | 3.4 |
핵심은 명확합니다. 물 빠짐은 NEO가 약 24초 더 빨랐지만, 농도(TDS)와 수율(EY)은 거의 동일했습니다. 즉 같은 레시피라면 "더 빨리 빠질 뿐, 진하기와 추출 효율 자체는 크게 다르지 않다"는 뜻입니다. 대신 질감의 방향이 갈렸습니다. NEO는 단맛과 클린함이 미세하게 올라간 산뜻한 입맛, 구형 V60은 산미와 바디가 조금 더 강한 과실감 쪽이었습니다. 검증을 진행한 블로거의 결론은 "구형 V60에 불만이 없다면 서둘러 바꿀 필요는 없고, 빠른 물 빠짐과 클린한 질감을 한 대 더 갖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이었습니다.
전문가 결론 요약 — "NEO는 구형 V60의 완전한 상위 호환이 아니다. 농도·수율은 거의 같고, 다만 물 빠짐이 빠르며 단맛·클린함은 NEO, 산미·바디는 구형 쪽이다. 더 진하게 내리고 싶은지가 아니라, 어떤 질감을 좋아하는지로 고르는 게 현실적."
또 다른 일본 리뷰 매체 ROOMIE의 한 달 사용기도 방향이 비슷했습니다. 같은 레시피(12.5g·200ml)로 비교했더니 구형 V60은 3분 12초, NEO는 2분 38초로 30초 넘게 빨랐고, NEO는 더 곱게 갈아 성분을 고르게 뽑을 수 있어 단맛과 밸런스가 두드러졌다고 합니다. 이 리뷰어는 "강렬하게 튀는 맛을 즐기고 싶을 땐 구형 V60, 단맛과 투명감을 살리고 싶을 땐 NEO"로 나눠 쓴다고 정리했습니다. 특히 침지식 '스위치'와의 조합, 그리고 빠른 추출에 특화된 신형 '메테오' 필터와의 궁합을 강하게 추천했습니다.

REAL-USER REVIEW일반 사용자의 솔직한 후기
전문가의 실측이 "차이는 작지만 분명하다"는 쪽이었다면, 매일 직접 내려 마시는 일반 사용자의 후기는 좀 더 날것입니다. SCAJ 2025에서 결국 못 사고 도쿄 시내 매장에서 어렵게 구한 한 사용자(note 블로거 'うだつ')는 2주 가까이 매일 추출을 실험한 뒤 이렇게 적었습니다 — "솔직히 예상보다 추출이 어렵다."
"스위트 스폿이 좁아서 구형 V60보다 신경 쓸 게 많다. 리브가 늘어난 만큼, 커피층을 통과하지 않고 옆벽으로 새는 '사이드 바이패스(채널링)' 비율이 늘어 추출이 짧아진 것이기도 하다."
— note 사용자 'うだつ'의 2주 사용기 (요지 정리)
그의 진단은 이렇습니다. 요즘 스페셜티 카페에서 흔한 "티 라이크하고 화려한 과실감"을 집에서 재현하려면 NEO는 확실히 잘 맞고 레시피 손도 덜 갑니다. 그런데 거기에 바디감을 더하려는 순간 난이도가 급격히 올라갑니다. 사이드 바이패스 비율이 구형보다 높아지다 보니, 의도한 농도가 안 나오거나 농도는 맞아도 밸런스가 안 따라오는 경우가 잦았다는 것이죠.
그럼에도 이 사용자의 최종 평가는 "오히려 굉장히 만족"이었습니다. 이유는 다배취(여러 잔 한 번에 내리기)에서는 이미 최강이기 때문. 아침에 2~3잔(300~450ml)을 한 번에 내려 보온병에 담아 두고 마시는데, 구형 V60으로는 추출이 4분을 넘겨 쓸데없이 쓴 커피가 나오기 일쑤였던 게, NEO에서는 어지간히 분쇄도를 틀리지 않는 한 3분대에 끝난다는 겁니다. 양이 많아질수록 커피층 부피가 커져 침투 비율이 늘어 사이드 바이패스 문제도 덜 신경 쓰였다고 합니다.
사용자가 찾은 NEO 추출 팁 4가지
① 어설픈 극세 분쇄는 금물 — 구형 대비 (코만단테 기준) 1~2클릭만 가늘게.
② 뜸 시간을 길게 — 최소 40초, 원두가 받쳐주면 60초까지.
③ '둑(土手)'을 무너뜨리지 말 것 — 무너뜨릴 거면 차라리 세게 교반.
④ 후반 저온 전환은 불필요 — NEO에선 끝까지 고효율 추출을 유지하는 편이 좋았다.
VERDICT그래서, 누구에게 맞나
이런 점이 좋다
- 물 빠짐이 확실히 빠르다(실측 약 24초)
- 단맛·클린함이 살아난 산뜻한 컵
- 과추출 잡미가 덜 나는 안정적 설계
- 가볍고 안 깨지며 보온성 좋은 트라이탄
- 다배취에 특히 강하고, 스위치와 확장성
- 기존 V60 페이퍼 그대로 사용
이런 점은 감안해야
- 1잔 추출 스위트 스폿이 다소 좁다
- 사이드 바이패스 관리가 구형보다 까다롭다
- 바디감 강한 컵을 만들기는 어려운 편
- 손잡이가 없어 뜨거울 때 다루기 번거롭다
- 레시피가 아직 충분히 정립되지 않았다
단맛·투명감 위주의 깨끗한 컵을 좋아하거나, 여러 잔을 한 번에 빠르게 내리는 사람. 가벼움·보온성·스위치 확장에 가치를 느끼고, 최신 정통 진화를 커피 한 잔 값으로 시험해 보고 싶은 사람.
지금 구형 V60 맛에 만족하는 사람. 유리·도자기 등 소재·형태 취향이 뚜렷한 사람. 레시피로 맛을 만드는 타입이라 드리퍼 차이를 크게 원하지 않는 사람.

정리하면, NEO는 "구형을 갈아치우는 상위 호환"이라기보다 성향이 또렷하게 다른 또 하나의 선택지에 가깝습니다. 빠른 물 빠짐과 깨끗한 단맛이 마음에 든다면, 그리고 한 번에 여러 잔을 자주 내린다면 값 대비 만족도가 높습니다. 반대로 진하고 묵직한 바디를 사랑하거나 이미 손에 익은 레시피가 있다면, 굳이 서두를 이유는 없습니다. 다만 한 가지는 확실합니다 — 20년 만에 나온 이 드리퍼는, 적어도 한 번쯤 직접 내려 비교해 볼 가치는 충분합니다.
- 家淹れ珈琲研究所 — 旧V60·NEO 실측 비교: zatsulabo.com
- ROOMIE — V60 NEO 1개월 사용기: roomie.jp
- note(うだつ) — V60 NEO 2주 시행착오 후기: note.com
- HARIO 공식 — V60 Dripper NEO 제품 페이지: globalhario.com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